치우금속공예관 및 사택 :: 2006. 7. 6. 02:15

건물개요

  • 건축물명 : 치우금속공예관 및 사택(The Chiwoo Craft Museum)
  • 설계자 : 유건 l ㈜시·상건축
  • 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우면동
  • 설계년도 : 2003.03
  • 준공년도 : 2004.05
  • 시설분류 : 문화/집회시설
  • 대지면적 : 1217.00㎡
  • 건축면적 : 600.00㎡
  • 연면적 : 618.05㎡
  • 건폐율 : 49.30%
  • 용적율 : 50.78%


회사정보

  • 설계 : ㈜시·상건축
  • 구조 : P.E.G. 구조 컨설턴트
  • 설비 : 차림설비
  • 전기 : 한국 EFT

상세정보

  • 지상규모 : 2층
  • 구조형식 : 철골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 THK1.6 아연도강판, THK18 적삼목, 노출콘크리트, THK18 복층유리
  • 내부마감 : 비닐시트,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우드플로링,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사택)


설명 & 평

지난 2004년 10월 '프레오픈- 제안' 전을 거쳐 준비해온 치우금속공예관의 봄 개관이 2005년 5월 '인공의 지평(Beyond Artifice)' 전시회와 함께 이루어졌다. 쇠를 잘 다루었다는 동북아시아 신화 속 인물인 '치우(蚩尤)'의 이름을 따 지은 이 공예관은 금속공예가 유리지 서울대학교 교수가 설립한 사설 전시관이다. 유리지 교수의 사택 및 연구실, 실내/야외전시장으로 구성된 치우금속공예관은 한국 금속공예의 발전과 조형예술담론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장으로 활용될 방침이라고 한다.


우면산 과천 쪽 기슭에 놓인 공예관은 적삼목으로 마감된 사택과 아연도강판으로 마감된 전시장, 두 분리된 기능을 엮는 듯한 노출콘크리트의 프레임이 대지 위로 낮게 펼쳐져 있다. 제각기 조형적 성격을 드러내는 이러한 매스들은 공예가인 건축주의 작업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건축가는 각 매스의 재료를 다르게 표현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든다. 첫째, 4개의 매스를 표현하기 위한 형식미학적 수단이라는 것이데, 이는 구성주의적 색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건축주인 작가의 작품세계를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유리지 교수는 거친 금속, 연마된 금속, 나무와 돌 등을 작품의 주 재료로 쓰는 작가로서, 건축가는 네 개의 매스에 이를 반영한 것이다. 개인이 설립한 공예관인 만큼 작가에 근접하여 표현해주는 게 옳지 않겠냐는 것이 건축가의 설명이다.


이렇게 분리된 각 매스에서 전시실은 아직 애매한 위치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초기 계획이 현재와 달리 주택과 작업공방 위주로 연차적인 공사를 할 방침이었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주어진 대지는 겉으로 보기엔 하나이지만 실제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대지 경계선에 의해 일부가 자연녹지지역으로 귀속된다. 이에 각 구역에 주택과 작업공방을 따로 나누어 두고, 공방은 불을 쓰는 작업과 불을 쓰지 않는 작업을 나누어 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그러나 인허가 과정에서 공방계획부지가 녹지지역이기 때문에 공공시설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임이 드러나게 된다. 건축주는 이에 공예 전시장을 운영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대지 경계에 따라 건물을 분리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 용도 변경 등의 과정을 거치며 완성된 전시공간인 까닭에 유건 소장은 "사실 전시장으로서는 썩 바람직한 공간을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치우금속공예관은 전시공간의 증축 계획을 필요로 하고 있다.


완공까지 우여곡절의 과정을 거친 이 공예관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 건축주인 유리지 교수가 이 공예관을 설계한 건축가 유건의 누님이라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건축가가 본인의 친척이나 가족의 건물을 설계해주는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 치우금속공예관은 특히 그간 오랜 건축활동을 해온 건축가의 세 번째 주택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그 세 번의 주택이 모두 가족들이 거주하는 주택이었다는 점에 특이함이 있다.
그가 지은 앞선 두 주택은 모두 건축가 부친의 의뢰로 지어진 것이다. 첫 번째는 유건 소장이 1977년도 대학을 마치는 해, 두 번째는 대학원을 마칠 때 즈음 의뢰한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가 유리지 교수의 부탁인 셈이다. 이 세 건축주의 특징은 자신이 살 주거 프로그램 등에 대한 특별한 주문사항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라고, 유건 소장은 설명한다. 그의 부모님은 집을 지을 당시, 그리고 그 집에서 10년 사시는 내내 프로그램 배치나 건축물의 표현 방식 등에 대해 불평 없이 모든 것을 유건 소장에게 일임했으며, 그의 누님 역시 건축가의 작업에 대해 가타부타의 요구를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것은 건축가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나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며,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에 맞추어 사고하며 생활하는 방식을 즐겨하지 않는다. 작업에 관해서는 '나'를 중심에 두고 주변으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 하려 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이는 주택에 대한 그의 생각에서도 반영된다. 건축가는 "대학교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 이래 건축주는 여러 분들이 있었지만, 주택 설계는 달가워하지 않았다. 건축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개인에 대한 깊은 이해의 과정이 '나'와 부딪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어느 건축 설계이든 작업물에 대한 건축주의 번복과 한계상황은 늘 존재하지만, 주택은 유독 까다롭다는 것.


"나의 작업은 몇 번의 반복으로 충족된 호기심을 뒤로 하고 새로운 시행착오의 과정을 통하여 주변과 상관없이 진화하고자 한다." 건축주가 없다면 건축이 더 재미있을 거라고 농담 하듯, 그는 건축주의 구체화 되지 않은 기대와 요구로부터 자유롭고 싶고, 주변의 흐름이나 여지껏 내가 해온 작업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싶어 한다. 그러나 오히려 위와 같은 건축가의 설명은 건축가의 특정 호불호의 취향에 대한 고집이라기 보다는, 현재 도시와 사람간의 경계로서의 건축을 탐구하려 한다는 건축가의 새로운 관심과 연관된 거처럼 보인다. 사실 어느 한 사람을 위한 건축을 설계하기 보다는 불특정 다수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 기준을 찾아 설계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훨씬 흥미롭다는 또 다른 그의 설명이 이를 반영한다.


"나의 정체성은 주택보다는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매력을 가진 상업시설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이제 유건 소장은 '건축을 도시와 사람의 경계로 해석하자'라는 새로운 모토 아래 건축물과 도시 사이에 하나의 장소, 이중적인 성격을 가진 장소를 부여하여 상대적으로 건축 공간일 수도 있고 도시 공간일 수도 있는 장소, 장치를 조용히 그려 보며 자신만의 또 다른 진화를 추구하고 있는 듯 하다.

도면




*글 : 김경진 기자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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