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유량동 주택 :: 2006. 6. 30. 10:53

건물개요

  • 건축물명 : 천안 유량동 주택( Cheonan Yuryang-dong house )
  • 설계자 : 권문성 |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17
  • 소재지 : 충청남도 천안시 유량동
  • 설계년도 : 2004.05
  • 준공년도 : 2005.02
  • 시설분류 : 단독주택
  • 대지면적 : 2196㎡
  • 건축면적 : 137.45㎡
  • 연면적 : 197.35㎡
  • 건폐율 : 6.26%
  • 용적율  : 5.64%

회사정보

  • 설계 :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17
  • 시공 : 천공종합건설㈜
  • 구조 : 단구조
  • 전기 : 신한전설
  • 설비 : 삼화 E&C
  • 감리 :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17

상세정보

  • 지상규모 : 1층
  • 지하규모 : 1층
  • 동수 : 1동
  • 구조형식 : 철근콘크리트
  • 외부마감
    • 벽 - 드라이비트 뿜칠, 종석몰타르 긁어내기
    • 바닥 - 적삼목 위 오일스테인 마감, 콩자갈 콘크리트
    • 내부마감 벽 -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 바닥 - 원목마루

설명 & 평

천안향교를 지나 산으로 향하는 언덕길로 들어서면 20여 채의 집들이 낮게 깔려있는 오래된 작은 마을이 나오고, 마을 끝자락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경사지에 있는 대지이다. 동남향의 경사지로 대지 동쪽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개울 너머로 편안한 모습의 언덕능선이 가깝게 보인다. 서쪽으로도 낮은 구릉이 지키고 있어 언덕 아래 풍경이 몇 채의 마을 집 지붕 너머로 기분 좋게 펼쳐져 보인다. 주변의 마을 집들이 모두 단층이고, 집 옆의 텃밭이 경사지 곳곳에 있어 언덕과 편하게 어울리는, 낡고 오래되었지만 평화로운 풍경의 마을이다. 새로 지어지는 집도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하며, 대지의 경사를 거스르지 않고, 마을 분위기에 어울리게 지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대지로 들어설 수 있는 도로는 대지보다 높게 나 있어, 경사지를 내려가며 집으로 들어간다. 1층 높이로 짓지만, 건물 앞뒤의 경사를 살려 아래층도 언덕 아래로 시원하게 열어놓을 수 있었다. 부정형의 대지이고, 대문에서 집까지 2.5m 정도의 높이 차이로 자연스럽게 뒤 마당이 만들어졌다. 길에서 집 쪽을 내려다보게 되니 외부의 시선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나무도 심고 텃밭도 가꿀 수 있는 마당이 되었고 그 사이를 휘어져 내려와 현관으로 들어서는 기분 좋은 계단도 만들 수 있었다.
건축주는 부부 모두 교수이며, 아들이 하나 있다. 가족 모두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어느 집보다 집에 오래 머물고 있으니, 거실과 각각의 방의 거주성을 높일 필요가 있어 모든 방들을 정남향의 언덕 아래를 향하도록 하였다. 같은 방향을 본다는 것은 선택하고 싶지 않은 대안이었지만, 집 양쪽의 언덕이 가깝게 있으니 집 곳곳에서 느껴지는 밖을 보는 풍경은 서로 많이 다를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집은 경사지형을 따라 놓여진 기다란 직방형의 형태이다.

건물 중앙에 위, 아래층으로 열린 중정이 건물에 끼워져 있다. 중정은 위 아래층을 이어주며 집의 좌우 영역의 성격을 구분해 주는 역할을 한다. 현관으로 들어서며 처음 만나는 것이 중정이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상부 벽에 난 작은 창으로 외부의 풍경을 절제하여 보여준다. 오른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탁 트인 거실의 시야를 대비적으로 강조하고 싶었고, 뒤 마당을 거치며 느껴지는 전원의 열려진 공간의 느낌을 집안을 들어서며 조금 감싸 안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거실은 식당 공간과 완전히 통합되어 하나의 공간이고, 부엌도 한쪽 벽에 붙어 있다. 다만 거실 중앙 상부에 천창을 만들어 은연중에 다른 성격의 장소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들어 소파를 놓기 적절한 장소로 만들었다.

집 북쪽으로 길게 복도가 나 있고 복도 양쪽 끝의 시선을 외부로 시원하게 열어 놓았다. 복도 한쪽은 모두 깊은 책꽂이고 수납장으로 되어 있다. 그 일부를 창으로 만들고 또 화장실로 들어 설 수 있는 개구부로 만들었다. 진입도로에서 실내가 너무 많이 들여다보지 않을 정도의 크기이고, 책꽂이로 창 깊이도 깊게 느껴진다. 많은 책들, 보기 좋은 수집품들, 작은 화분이 놓여질 것이다. 건물 전체 길이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조금씩 걸어가면서 왼쪽 오른쪽으로 조금씩 달라지는 풍경과 서로 다른 빛의 느낌으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지는 장소가 될 것이다. 중정에 가깝게 아들 방이 있고 끝으로는 주인의 서재가 들어간다.

복도 끝을 나가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수납장이 길게 벽면을 채우고 집 앞에 길게 난 발코니를 따라가면 중정을 감싸는 브리지를 건너 거실과 식당 앞 작은 마당, 옥외식당으로도 사용되게 될 데크가 나오고 다시 거실이나 식당의 창으로 다시 집안에 들어와 복도로 연속되는 순환동선을 만들었다. 한 바퀴의 동선은 이 집에서 느낄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경험이 연이어 붙어 있는 오솔길과 같은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또 부엌 밖에 여러 외부 작업을 하기 좋은 작은 마당을 만들어 앞마당과 뒷마당의 동선을 연결하였다.

거실에서 직접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서면 주인침실이다. 옷방과 세면대, 욕실이 따로 만들어져 있다. 주인 침실이 지하에 위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집 뒤에 있는 사찰의 종소리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장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정 건너편은 부인의 서재이다. 중정을 거쳐 집 앞마당으로 직접 나갈 수 있다. 처음의 계획은 위 아래층을 따로 계단형으로 배치하고 중정은 위 아래층을 입체적으로 연속시켜 줄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공간이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콤팩트하게 위아래 층이 쌓여있는 구조로 정리되고 중정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하나의 긴 덩어리가 경사지 위에 살짝 올려진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남쪽의 외관을 커다란 'ㄷ'자 모습으로 보이도록 넉넉한 캐노피 지붕과 발코니를 정리하였다. 주변 마을 집들에 비하여 너무 높은 건물이 들어선 느낌이 들지 않는 단아한 집을 만들고 싶었다.


부인이 심고 싶어 했던 하얀 배꽃이 피는 나무는 뒷마당에 심고, 앞마당 식당 앞으로 큼직하게 보기 좋은 나무가 자라게 만들고 싶다. 지금은 넉넉한 마당에 어디선가 날라 온 들풀들이 작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고, 그 속에서 건축주는 마당일로 바쁠 것이다.


도면










* 글 : 권문성(아뜰리에17)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