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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사 에스디(Casa S&D) :: 2007. 1. 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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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개요
건축물명 까사 에스디(Casa S&D)
공사분류 신축
설계자 김준회 + 서용식 | ㈜수목건축사사무소 + 김대년 | 서원대학교 건축학과
소재지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설계년도 2005.02
준공년도 2005.09
시설분류 공동주택
대지면적 228.40m²
건축면적 135.86m²
연면적 541.71m²
건폐율 59.48%
용적율 190.79%
자료제공 ㈜산업도서출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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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정보
설계 ㈜수목건축사사무소
구조 ㈜동우구조
설비 ㈜동우설비
전기 ㈜대화기술사
시공 ㈜물수나무목
인테리어 김대년
조경 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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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지상규모 4층
지하규모 1층
구조형식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벽 - 노출콘크리트, T30 고흥석 버너마감, 0.6T 산화동판, 0.7T 아연도강판
바닥 - 적삼목(데크), 석재타일(주차장)
내부마감 바닥 - 천연목재(이로꼬, 멀바우), T30 고흥석 물갈기, P타일(근생)
벽, 천장 - 모르타르 위 페인트(벤자민무어), 석고보드 위 벽지마감, 유리타일, 노출콘크리트
설명&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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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살아남기


건축주인 K교수의 바램은 '정원이 있는 주거공간'을 갖는 것이었다.
살고 있었던 그 대지 위에 새로운 건물을 짓는 만큼 단독주택 안에 있던 나무들과 잔디를 그대로, 아니 비슷하게라도 갖게 된다면, 함께 살고 계신 노부모님에게나 K교수 부부에게나 주거 변화에 대한 충격, 삭막하고 버려진 듯한 주거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것이리라.
그러나 크지 않은 대지에 원하는 만큼의 주거공간을 집어넣고, 사업성을 고려하여 근생과 임대용 주거공간을 넣다 보니 법적인 조경 공간 외에 정원을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결국 중정을 가진- 건축가 방철린 씨가 이야기했던 도심 속 하늘정원을 가진 다가구 주택을 초기 안으로 시작하다가 바로 버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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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공간 살리기

찾을 수 있을 만큼의 주거공간을 모두 찾고서도 녹지공간을 만드는 것.
그럴 수 있는 곳은 바로 발코니와 옥상정원이다.
도심 주거지의 좁은 도로변에 짓는 모든 공동주거에서는 어쩔 수 없이 도로사선 및 일조권 제한으로 자연 발코니가 생긴다. 그 발코니를 내부로 확장하지 않고, 그대로 외부공간으로 두어 안방이나 거실의 커다란 창을 통해 보이는 발코니 정원을 조성한다면 우리 전통주거의 뒷마당이 부럽지 않을 듯 하다.
최근 발코니 확장의 합법화에 대한 본인의 거부감은 아마 이런 문제의 해결이 고려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도시인에겐 최소한의 숨통이었던 그 곳이 부동산 정책 완화의 일환으로 사라져 간다는 것이 답답할 뿐이다.
옥상정원 살리기가 필요하다.
경사지붕을 가진 주거형태는 일반인들에겐 자연스럽고 주택답게 다가온다. 도심 속의 주거지 이미지에도 도움이 될 듯도 하다.
하지만 평지붕 위에 녹지 공간, 정원을 꾸미는 방법 또한 도시인의 마음 속에 편안하고 즐거운 주거공간을 제공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옥상정원은 단지 시각적이 아닌, 느끼고 호흡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주거지역 내의 다가구, 다세대주택의 옥상에 올라가 보라. 마음이 확 터져오는 기쁨을 갖게 될 것이다.
그 곳에 나무가 있고 물이 흐른다면, 그 옆에 평상이라도 있어서 편안히 누울 수 있다면, 정자나 전망대에서 먼 곳-하늘, 구름, 산-을 볼 수 있다면 충분히 도심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확신해 본다.
이제 옥탑(방)이 가난의 상징이 아니고 훌륭한 주거환경을 가진 자연 속 공간으로 인식되어 간다면 도심의 주거지역도 살만한 주거공간이 될 것이고, 옥상에서 이웃집과 인사하고 대화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도심 속 모든 주거용 건물들이 그렇게 한 꺼풀 벗겨지기를 바란다.

글/ 김준회

도면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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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

치우금속공예관 및 사택 :: 2006. 7. 6. 02:15

건물개요

  • 건축물명 : 치우금속공예관 및 사택(The Chiwoo Craft Museum)
  • 설계자 : 유건 l ㈜시·상건축
  • 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우면동
  • 설계년도 : 2003.03
  • 준공년도 : 2004.05
  • 시설분류 : 문화/집회시설
  • 대지면적 : 1217.00㎡
  • 건축면적 : 600.00㎡
  • 연면적 : 618.05㎡
  • 건폐율 : 49.30%
  • 용적율 : 50.78%


회사정보

  • 설계 : ㈜시·상건축
  • 구조 : P.E.G. 구조 컨설턴트
  • 설비 : 차림설비
  • 전기 : 한국 EFT

상세정보

  • 지상규모 : 2층
  • 구조형식 : 철골조, 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 THK1.6 아연도강판, THK18 적삼목, 노출콘크리트, THK18 복층유리
  • 내부마감 : 비닐시트,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우드플로링,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사택)


설명 & 평

지난 2004년 10월 '프레오픈- 제안' 전을 거쳐 준비해온 치우금속공예관의 봄 개관이 2005년 5월 '인공의 지평(Beyond Artifice)' 전시회와 함께 이루어졌다. 쇠를 잘 다루었다는 동북아시아 신화 속 인물인 '치우(蚩尤)'의 이름을 따 지은 이 공예관은 금속공예가 유리지 서울대학교 교수가 설립한 사설 전시관이다. 유리지 교수의 사택 및 연구실, 실내/야외전시장으로 구성된 치우금속공예관은 한국 금속공예의 발전과 조형예술담론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장으로 활용될 방침이라고 한다.


우면산 과천 쪽 기슭에 놓인 공예관은 적삼목으로 마감된 사택과 아연도강판으로 마감된 전시장, 두 분리된 기능을 엮는 듯한 노출콘크리트의 프레임이 대지 위로 낮게 펼쳐져 있다. 제각기 조형적 성격을 드러내는 이러한 매스들은 공예가인 건축주의 작업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건축가는 각 매스의 재료를 다르게 표현한 이유로 두 가지를 든다. 첫째, 4개의 매스를 표현하기 위한 형식미학적 수단이라는 것이데, 이는 구성주의적 색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건축주인 작가의 작품세계를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유리지 교수는 거친 금속, 연마된 금속, 나무와 돌 등을 작품의 주 재료로 쓰는 작가로서, 건축가는 네 개의 매스에 이를 반영한 것이다. 개인이 설립한 공예관인 만큼 작가에 근접하여 표현해주는 게 옳지 않겠냐는 것이 건축가의 설명이다.


이렇게 분리된 각 매스에서 전시실은 아직 애매한 위치와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초기 계획이 현재와 달리 주택과 작업공방 위주로 연차적인 공사를 할 방침이었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주어진 대지는 겉으로 보기엔 하나이지만 실제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대지 경계선에 의해 일부가 자연녹지지역으로 귀속된다. 이에 각 구역에 주택과 작업공방을 따로 나누어 두고, 공방은 불을 쓰는 작업과 불을 쓰지 않는 작업을 나누어 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그러나 인허가 과정에서 공방계획부지가 녹지지역이기 때문에 공공시설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임이 드러나게 된다. 건축주는 이에 공예 전시장을 운영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대지 경계에 따라 건물을 분리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 용도 변경 등의 과정을 거치며 완성된 전시공간인 까닭에 유건 소장은 "사실 전시장으로서는 썩 바람직한 공간을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치우금속공예관은 전시공간의 증축 계획을 필요로 하고 있다.


완공까지 우여곡절의 과정을 거친 이 공예관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 건축주인 유리지 교수가 이 공예관을 설계한 건축가 유건의 누님이라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건축가가 본인의 친척이나 가족의 건물을 설계해주는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 치우금속공예관은 특히 그간 오랜 건축활동을 해온 건축가의 세 번째 주택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그 세 번의 주택이 모두 가족들이 거주하는 주택이었다는 점에 특이함이 있다.
그가 지은 앞선 두 주택은 모두 건축가 부친의 의뢰로 지어진 것이다. 첫 번째는 유건 소장이 1977년도 대학을 마치는 해, 두 번째는 대학원을 마칠 때 즈음 의뢰한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가 유리지 교수의 부탁인 셈이다. 이 세 건축주의 특징은 자신이 살 주거 프로그램 등에 대한 특별한 주문사항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라고, 유건 소장은 설명한다. 그의 부모님은 집을 지을 당시, 그리고 그 집에서 10년 사시는 내내 프로그램 배치나 건축물의 표현 방식 등에 대해 불평 없이 모든 것을 유건 소장에게 일임했으며, 그의 누님 역시 건축가의 작업에 대해 가타부타의 요구를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것은 건축가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나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며, 다른 사람이 정한 기준에 맞추어 사고하며 생활하는 방식을 즐겨하지 않는다. 작업에 관해서는 '나'를 중심에 두고 주변으로부터의 영향을 최소화 하려 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이는 주택에 대한 그의 생각에서도 반영된다. 건축가는 "대학교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 이래 건축주는 여러 분들이 있었지만, 주택 설계는 달가워하지 않았다. 건축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개인에 대한 깊은 이해의 과정이 '나'와 부딪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어느 건축 설계이든 작업물에 대한 건축주의 번복과 한계상황은 늘 존재하지만, 주택은 유독 까다롭다는 것.


"나의 작업은 몇 번의 반복으로 충족된 호기심을 뒤로 하고 새로운 시행착오의 과정을 통하여 주변과 상관없이 진화하고자 한다." 건축주가 없다면 건축이 더 재미있을 거라고 농담 하듯, 그는 건축주의 구체화 되지 않은 기대와 요구로부터 자유롭고 싶고, 주변의 흐름이나 여지껏 내가 해온 작업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싶어 한다. 그러나 오히려 위와 같은 건축가의 설명은 건축가의 특정 호불호의 취향에 대한 고집이라기 보다는, 현재 도시와 사람간의 경계로서의 건축을 탐구하려 한다는 건축가의 새로운 관심과 연관된 거처럼 보인다. 사실 어느 한 사람을 위한 건축을 설계하기 보다는 불특정 다수가 공유할 수 있는 가치 기준을 찾아 설계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훨씬 흥미롭다는 또 다른 그의 설명이 이를 반영한다.


"나의 정체성은 주택보다는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매력을 가진 상업시설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이제 유건 소장은 '건축을 도시와 사람의 경계로 해석하자'라는 새로운 모토 아래 건축물과 도시 사이에 하나의 장소, 이중적인 성격을 가진 장소를 부여하여 상대적으로 건축 공간일 수도 있고 도시 공간일 수도 있는 장소, 장치를 조용히 그려 보며 자신만의 또 다른 진화를 추구하고 있는 듯 하다.

도면




*글 : 김경진 기자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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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유량동 주택 :: 2006. 6. 30. 10:53

건물개요

  • 건축물명 : 천안 유량동 주택( Cheonan Yuryang-dong house )
  • 설계자 : 권문성 |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17
  • 소재지 : 충청남도 천안시 유량동
  • 설계년도 : 2004.05
  • 준공년도 : 2005.02
  • 시설분류 : 단독주택
  • 대지면적 : 2196㎡
  • 건축면적 : 137.45㎡
  • 연면적 : 197.35㎡
  • 건폐율 : 6.26%
  • 용적율  : 5.64%

회사정보

  • 설계 :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17
  • 시공 : 천공종합건설㈜
  • 구조 : 단구조
  • 전기 : 신한전설
  • 설비 : 삼화 E&C
  • 감리 : ㈜건축사사무소 아뜰리에17

상세정보

  • 지상규모 : 1층
  • 지하규모 : 1층
  • 동수 : 1동
  • 구조형식 : 철근콘크리트
  • 외부마감
    • 벽 - 드라이비트 뿜칠, 종석몰타르 긁어내기
    • 바닥 - 적삼목 위 오일스테인 마감, 콩자갈 콘크리트
    • 내부마감 벽 -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 바닥 - 원목마루

설명 & 평

천안향교를 지나 산으로 향하는 언덕길로 들어서면 20여 채의 집들이 낮게 깔려있는 오래된 작은 마을이 나오고, 마을 끝자락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경사지에 있는 대지이다. 동남향의 경사지로 대지 동쪽을 따라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개울 너머로 편안한 모습의 언덕능선이 가깝게 보인다. 서쪽으로도 낮은 구릉이 지키고 있어 언덕 아래 풍경이 몇 채의 마을 집 지붕 너머로 기분 좋게 펼쳐져 보인다. 주변의 마을 집들이 모두 단층이고, 집 옆의 텃밭이 경사지 곳곳에 있어 언덕과 편하게 어울리는, 낡고 오래되었지만 평화로운 풍경의 마을이다. 새로 지어지는 집도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하며, 대지의 경사를 거스르지 않고, 마을 분위기에 어울리게 지어지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대지로 들어설 수 있는 도로는 대지보다 높게 나 있어, 경사지를 내려가며 집으로 들어간다. 1층 높이로 짓지만, 건물 앞뒤의 경사를 살려 아래층도 언덕 아래로 시원하게 열어놓을 수 있었다. 부정형의 대지이고, 대문에서 집까지 2.5m 정도의 높이 차이로 자연스럽게 뒤 마당이 만들어졌다. 길에서 집 쪽을 내려다보게 되니 외부의 시선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나무도 심고 텃밭도 가꿀 수 있는 마당이 되었고 그 사이를 휘어져 내려와 현관으로 들어서는 기분 좋은 계단도 만들 수 있었다.
건축주는 부부 모두 교수이며, 아들이 하나 있다. 가족 모두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어느 집보다 집에 오래 머물고 있으니, 거실과 각각의 방의 거주성을 높일 필요가 있어 모든 방들을 정남향의 언덕 아래를 향하도록 하였다. 같은 방향을 본다는 것은 선택하고 싶지 않은 대안이었지만, 집 양쪽의 언덕이 가깝게 있으니 집 곳곳에서 느껴지는 밖을 보는 풍경은 서로 많이 다를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집은 경사지형을 따라 놓여진 기다란 직방형의 형태이다.

건물 중앙에 위, 아래층으로 열린 중정이 건물에 끼워져 있다. 중정은 위 아래층을 이어주며 집의 좌우 영역의 성격을 구분해 주는 역할을 한다. 현관으로 들어서며 처음 만나는 것이 중정이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상부 벽에 난 작은 창으로 외부의 풍경을 절제하여 보여준다. 오른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탁 트인 거실의 시야를 대비적으로 강조하고 싶었고, 뒤 마당을 거치며 느껴지는 전원의 열려진 공간의 느낌을 집안을 들어서며 조금 감싸 안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거실은 식당 공간과 완전히 통합되어 하나의 공간이고, 부엌도 한쪽 벽에 붙어 있다. 다만 거실 중앙 상부에 천창을 만들어 은연중에 다른 성격의 장소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들어 소파를 놓기 적절한 장소로 만들었다.

집 북쪽으로 길게 복도가 나 있고 복도 양쪽 끝의 시선을 외부로 시원하게 열어 놓았다. 복도 한쪽은 모두 깊은 책꽂이고 수납장으로 되어 있다. 그 일부를 창으로 만들고 또 화장실로 들어 설 수 있는 개구부로 만들었다. 진입도로에서 실내가 너무 많이 들여다보지 않을 정도의 크기이고, 책꽂이로 창 깊이도 깊게 느껴진다. 많은 책들, 보기 좋은 수집품들, 작은 화분이 놓여질 것이다. 건물 전체 길이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조금씩 걸어가면서 왼쪽 오른쪽으로 조금씩 달라지는 풍경과 서로 다른 빛의 느낌으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지는 장소가 될 것이다. 중정에 가깝게 아들 방이 있고 끝으로는 주인의 서재가 들어간다.

복도 끝을 나가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수납장이 길게 벽면을 채우고 집 앞에 길게 난 발코니를 따라가면 중정을 감싸는 브리지를 건너 거실과 식당 앞 작은 마당, 옥외식당으로도 사용되게 될 데크가 나오고 다시 거실이나 식당의 창으로 다시 집안에 들어와 복도로 연속되는 순환동선을 만들었다. 한 바퀴의 동선은 이 집에서 느낄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경험이 연이어 붙어 있는 오솔길과 같은 느낌을 만들고 싶었다. 또 부엌 밖에 여러 외부 작업을 하기 좋은 작은 마당을 만들어 앞마당과 뒷마당의 동선을 연결하였다.

거실에서 직접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서면 주인침실이다. 옷방과 세면대, 욕실이 따로 만들어져 있다. 주인 침실이 지하에 위치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집 뒤에 있는 사찰의 종소리를 피할 수 있는 가장 적당한 장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정 건너편은 부인의 서재이다. 중정을 거쳐 집 앞마당으로 직접 나갈 수 있다. 처음의 계획은 위 아래층을 따로 계단형으로 배치하고 중정은 위 아래층을 입체적으로 연속시켜 줄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공간이었으나 예산상의 이유로 콤팩트하게 위아래 층이 쌓여있는 구조로 정리되고 중정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하나의 긴 덩어리가 경사지 위에 살짝 올려진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남쪽의 외관을 커다란 'ㄷ'자 모습으로 보이도록 넉넉한 캐노피 지붕과 발코니를 정리하였다. 주변 마을 집들에 비하여 너무 높은 건물이 들어선 느낌이 들지 않는 단아한 집을 만들고 싶었다.


부인이 심고 싶어 했던 하얀 배꽃이 피는 나무는 뒷마당에 심고, 앞마당 식당 앞으로 큼직하게 보기 좋은 나무가 자라게 만들고 싶다. 지금은 넉넉한 마당에 어디선가 날라 온 들풀들이 작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고, 그 속에서 건축주는 마당일로 바쁠 것이다.


도면










* 글 : 권문성(아뜰리에17)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

하비에르 국제학교 (Lycee International Xavier) :: 2006. 3. 9. 17:31

건물개요

  • 건축물명 : 하비에르 국제학교(Lycee International Xavier)
  • 공사분류 : 신축
  • 설계자 : 이관직 | 비욘드 스페이스 종합건축사사무소
  • 소재지 : 서울특별시 종로구 구기동
  • 설계년도 : 2004.05
  • 준공년도 : 2005.05
  • 지역 : 전용주거지역
  • 시설분류 : 교육연구/복지시설
  • 대지면적 : 7,324㎡
  • 건축면적 : 2,140.94㎡
  • 연면적 : 8,159.86㎡
  • 건폐율 : 29.23%
  • 용적율 : 51.31%

회사정보

  • 설계 : 비욘드스페이스 종합건축사사무소
  • 시공 : 보미건설
  • 조경 : 시원 DNC
  • 구조 : ㈜한빛구조 엔지니어링
  • 전기 : ㈜우림이엔씨컨설턴트
  • 기계 : ㈜선화기술단 사무소
  • 토목 : ㈜삼호기술개발공사

상세정보

  • 지상규모 : 2층
  • 지하규모 : 2층
  • 주차대수 : 37대
  • 구조형식 : 철근콘크리트구조
  • 외부마감 : 압출성형시멘트패널, 노출콘크리트, 커튼월


설명 & 평

하비에르 국제학교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자녀와 외국에 일정 기간 거주한 한국인 자녀를 위한 학교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가 혼재되어 있고 수녀를 중심으로 교사가 구성되어 있는 카톨릭 계통의 프랑스 학교이다. 남녀학생들의 기숙사가 학교 내에 있고, 소성당, 수녀원, 교사의 숙소까지 배려되어 있다. 운동장과 교사동을 비롯한 학교시설은 국내의 일반적인 학교의 시설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조금은 완화된 법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프로그램은 CM을 담당한 회사가 학교측과 협의하여 만든 면적표와 설계지침을 따랐다. 2003년에 현상설계로 당선된 프로젝트이지만, 당선 후 도시계획시설로 승인 절차를 받으면서 용적률과 층수에 있어서 추가적인 제약이 생겼다. 지상 4층의 초기 조건에서 지상 2층 이하로 강화되었고, 그에 따라 편복도 교사동이라는 배치의 기본 골격은 유지되었지만 상당 부분이 다시 계획되고 조정되었다. 프로그램도 조금 축소되었다.



대지의 형상과 주변환경은 흥미진진 했다. 하나의 예각을 가지고 긴방향 동 서 양측으로 개천과 도로가 면해 있고, 각각의 개천과 도로를 건너면 가까이에 산이 면해 있다. 북측은 산세가 수려한 인왕산과 북한산이 계속 이어진다. 주변이 모두 좋은 경관을 가지고 있어서 고려해야 할 방향이 오히려 혼란스러울 정도였다. 동서측 가까이는 맑은 물의 개천과 숲이 있고, 멀리는 높고 아름다운 산들. 남측의 연립주택이 약간의 문제였지만 대부분의 조망을 버리기 아까운 풍경들이었다. 조망과 관계된 문제는 건물의 주된 방향이었다. 대지의 흐름과 방향에 따라서 남북으로 놓으면 동서의 조망은 살지만 남북의 조망을 포기해야 하고, 동서로 놓으면 근경의 풍경을 포기해야 했다. 결국은 절충해서 개천과 나란하게 학교 본부의 시설을 길이로 배치하고, 편복도의 교사는 동서로 놓았다. 동서 두 라인의 교사동으로 인해서 운동장과 중정 그리고 여학생 기숙사 사이에 세 곳의 마당이 생겼다.



교사동 사이의 가운데 마당은, 지하에 있는 강당의 썬큰화된 입구로 쓰인다. 강당 진입을 위한 대형의 썬큰 계단은 전면도로에서 바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외부 도로에 면해서 시작된다. 썬큰의 상부에는 방향이 다른 두 개의 브릿지로 입체감이 조성된다. 각각의 건물들은 비교적 개방적이고 순환적인 동선으로 계획되었다. 도로측의 외부 계단을 통해서 건물의 모든 레벨과 옥상 정원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ㅑ'자형의 옥상은 비교적 좁은 지상의 야외 공간들과 더불어, 또 하나의 마당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관과 기숙사와의 건물간 연결에 대해서는 건축주와 협의 과정에서 서로 분리하도록 조정 결정되었고, 소성당과 수녀 선생님들을 위한 숙소는 본부 건물 내로 들어가게 되었다. 삼각형의 대지 모양은 도로에 직각인 교사동의 동서 라인과 개천과 나란한 본관동의 남북 라인이 만나는 각도에 반영되었다. 본관동의 중심에 삼각형의 비교적 큰 오프닝이 공용공간 내에 생기고 그곳에 오픈 계단과 브릿지를 만들어 변화있는 공간감이 생겼다. 지붕에 이 오프닝에 대응하는 삼각형의 스카이라이트를 계획하기도 했으나, 동측으로 난 대형 커튼월 창호의 채광이 충분할 것으로 생각해서 포기했다. 완공 후 학교를 처음 방문하였을 때 아쉬운 점이었다. 계획 초기에 검토되었던 다양한 배치와 형태에 대한 시도는 여러 단계를 거쳐 수정되면서 상당히 절제된 모양으로 지금의 건물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학교 전체는 단정한 배치를 통해서 안정된 느낌이 되었다. 내외부 몇 곳의 입체감을 주는 장소는 공간에 대한 시각적인 경험의 다양함을 위하여 배려되었다. 동선의 진행에 따른 다양한 공간의 전개는 이용자에게 건축적인 산책의 즐거움을 줄 것이다.


많지 않는 공사비의 조건 속에서 내외부 재료를 고민했다. 외장 재료는 압출성형시멘트패널로 통일하였다. 주출입구에 일부 마천석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회색 건물에 검은 색 라인을 일부 추가하면서 주출입구의 인식성을 강조했다. 가로에 면한 두 개소의 외부 계단은 입면상 사선의 요소가 나타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측에 수직 옹벽을 구조의 해결과 조형적으로 시끄러운 요소를 최소화 했다. 단열이 필요없는 부분이어서 노출콘크리트로 계획하였다. 주이용자인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을 부분부분 만든다고 생각했다. 학교라는 제한된 울타리 안에서 오랜 시간 지내야 하는 통제된 생활 속에서 조금은 아늑한 숨을 곳과 휴식할 곳을 만들려고 했다. 그렇지만 보안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음습한 공간을 만들어는 안되는 것이다. 크기와 형태가 다양한 종류의 외부공간이 그런 요구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해결책일 것이다. 이용자인 학생과 선생님, 방문자에게 즐거움의 장소로서, 건축적인 산책의 공간들로 늘 재미를 주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는다.


도면




* 글 : 이관직(비욘드스페이스종합건축사사무소)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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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리 K 주택(Hwasan-ri K Residence) :: 2006. 3. 4. 00:24

건물개요

  • 건축물명 : 화산리 K 주택(Hwasan-ri K Residence)
  • 공사분류 : 신축
  • 설계자 : 이안 l 중국 청화대학교 건축학원
  • 소재지 :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화산리
  • 설계년도 : 2004.08
  • 시설분류 : 단독주택
  • 대지면적 : 1,000㎡
  • 건축면적 : 145.72㎡
  • 연면적 : 196.12㎡
  • 건폐율 : 14.57%
  • 용적율 : 19.61%

상세정보

  • 지상규모 : 3층
  • 지하규모 : 1층
  • 구조형식
    • 지하 - 철근콘크리트조
    • 지상 - 목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독립기초
  • 외부마감
    • 지하 1층 - 황토 5㎝ 마감
    • 지상 2, 3층 - 나무 위 스테인 마감
  • 내부마감 황토마감 위 일부 한지 마감

설명 & 평

중첩된 역사 축에 설정된 집 이야기
어느 날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걸려온 전화에 이내 반가웠다. 총각시절 지독한 술친구였던 김 박사는 집을 설계하고자 하였고 그 방법을 의논하고자 하였다. 의논하기 위하여 만난 자리에서 그 친구가 나한테 설계를 의뢰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당시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베이징에 기거를 하고 있던 터라, 거절의 말을 먼저 권하였으나 이는 이내 무시되고 중국 베이징과 경기도 화성 사이를 인터넷을 통한 최첨단의 국제작업(?)이 시작되었다. 건축물에 대한 계획과 디자인 디테일 작업을 중국에서 보내면 제자였던 신동우 군이 한국에서 도면과 모형작업을 담당하였다. 착공이 되면서부터는 현장사진이 첨부된 보고서가 매일 한국으로부터 송부가 되었고, 나는 중국에서 이를 검토하고 지적 사항을 지시하는 작업을 반복하게 되었다. 물론 한 달에 한번 있는 귀국길이면 화성 현장으로 제일 먼저 발길을 옮기기에 바빴다.

집의 역사성과 시공간
처음 대지를 갔을 적에 재미있는 역사의 축을 알게 되었다. 이 대지 일대는 김 박사 집안의 조상대대로 전해지는 터전이자, 부모님께서 그 동안 기거하시던 비교적 규모가 큰 함석지붕의 전형적인 농가주택이 이웃하여 있기도 하다. 원래 김 박사가 원하던 터는 구릉지 밑에 위치하였으나, 그 상단부분의 편평한 장소에 더 흥미를 갖게 되었다. 현재의 집이 앉혀진 이곳은 삼국시대에 중국 사신이 화성을 통하여 들어오게 되면 묵었던 터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통하여 시공간이 중첩되는 설계작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욕심이 생기게 되었다. 김 박사와 나는 근대기의 한국역사를 전공하는 인연도 있기 때문인지 역사적인 현상에 관심을 갖는 것조차도 당연한 사실처럼 받아들였다. 처음에 고민되었던 '시공간이 중첩된 공간'이 완벽하게 실현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지의 역사적인 흔적을 근거로 만들고 싶었던 욕심은 여기저기 미약하나마 배어 있다고 생각한다. '중첩된 역사'는 시지각적 공간개념을 다양하게 설정하여 표현하려 했다. 대지 건너편에 있는 500여 년 이상 된 은행나무, 대지 뒤를 감싸서 땅의 기운들을 지켜주는 듯한 소나무 숲, 멀리서 불어오는 황해 바다의 비릿한 소금기, 밤톨같이 생긴 조그마한 야산과 그를 감싸 돌고 있는 오솔길 등이 이 대지의 역사적인 축을 만들고 있는 요소들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1, 2층의 거실, 지하 1층의 사랑방, 1층 안방과 2층에 있는 두 개의 방들, 그리고 부엌과 식당 등의 내부공간으로 유인하기 위한 시각적 장치들이 마련되었다. 지하 1층의 안방과 거실은 기존에 김 박사의 부모님께서 기거하시던 주택과의 시각적 연계, 1층 안방과 후방에 있는 집안의 사당과의 공간적인 연관성을 통하여 시간적인 연속성을 꾀하였다. 1층 거실은 전면의 오래된 은행나무와 구릉의 광경들을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하여 건물이 앉혀지는 방향 자체를 조정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연결고리를 설정했다. 이곳이 황해 바다와는 다소 거리가 있으나 그 풍경을 상상하고 가늠할 수 있도록 거실 우측 상단부에는 좁고 긴 창문을, 2층에 있는 우측 방에는 적극적인 발코니 및 개구부를 설치하였다. 또한 건물 후면에 있는 소나무 숲의 푸른 기운들을 조망할 수 있도록 2층 거실 후면에 발코니를 설정하였는데, 2층 아이들 방과 1층 식당부분에서도 유사한 수법으로 내, 외부의 공간적 일체화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사랑채와 안채의 재해석작업
사랑채와 안채의 공간적 위치관계를 수직적으로 분할하고 이를 중첩되게 연결한 것은 고전적인 의미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려고 했던 숨은 의도이다. '남성 위주의 공간'과 '여성 위주의 공간'으로만 구분하고 있었던 전통적인 사랑채와 안채의 의미를 '역사성을 유지하는 공간'과 '가족유대를 위한 공간'으로 재해석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 집에서는 김 박사 가문의 역사와 그 근거가 되는 사랑채를 건물 밑 부분에 설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가족간의 유대를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제공하기 위하여 안채를 상층부에 만들게 되었다. 또한 가문의 역사성과 근본을 더욱 극명하게 마련하기 위하여, 사랑채와 기존의 주택과의 역사적인 상통성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사랑채에 부속된 조그마한 마당과 대문과 출입문은 모두 기존 주택을 향하게 배치해 이를 수용하려 하였고, 사랑방을 통하여 들어갈 수 있는 부속공간에는 이 집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는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도록 해 김 박사 집안의 상징적인 역사고리와 근본들을 잃지 않도록 하였다.
지상 1층에는 거실, 안방 그리고 식당과 부엌 등의 공간들이 있고, 2층에는 소규모 거실과 김 박사 내외가 기거할 수 있는 방과 아이들 방이 구성되어 있다. 재해석된 안채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도록 거실을 중심으로 이들 공간들을 집중시킨 결과이기도 하다. 법적으로만 지하 1층인 사랑채는 주로 김 박사 부친이 기거할 수 있는 곳으로서 툇마루와 독립 마당을 별도로 두고 있으며, '안채'라고 할 수 있는 상부 2개 층은 내부와 외부공간과의 상호 연결을 통하여 공간의 단면적인 효과를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였다. 사용한 구조와 재료도 안채와 사랑채를 구분했는데, 지상 1, 2층에 사용된 목구조와는 달리 사랑채에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황토진흙마감을 통하여 공간의 절대적인 구분을 꾀하려고 하였다. 더욱이 사랑채의 구조체를 안채의 콘크리트 독립기초와 연결하여 구조적으로도 가문의 뿌리를 형상화하였다. 안채에 해당하는 지상 1층에는 전면부에 시간의 연속성을 만들고 있는 거실을 설정하여 가족간 유대관계의 중요성을 부각하였고, 지상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다소 과장된 형태의 주 계단을 통하여 그 중요성을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중첩된 외부공간과 건물형태
이 집에는 여러 가지의 외부공간을 분절하여 각각의 공간적 특질을 주고자 하였다. 안마당의 고전적인 개념과 데크의 현대적인 외부공간을 계속 중첩하는 수법을 이용하였다. 이는 외부공간의 단면적인 공간효과를 최대한 얻기 위함으로, 매스의 위치를 결정하는 주요 역할을 하였다. 그늘진 처마, 종횡 방향으로 패턴을 만드는 목조벽면과 바닥 그리고 볼륨이 있는 곳과 편평한 매스들은 서로 대비되면서 외부공간의 특질을 만들고 있다. 자연적인 울타리와 고저차를 극복하기 위한 옹벽이 만들어낸 선들도 외부공간의 형식을 좌우하고 있다. 내가 처음 지형을 살펴보면서 지금의 대지를 선정하게 된 것은 건너편 구릉지에 있었던 고목에서부터 관찰한 결과였다. 그 아래서 대지를 바라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것은 '외부 공간과 건물의 형식'이었다. 건축물의 높이와 모양의 배경이 되고 있는 소나무 산을 기준으로 설정한 것도 그렇거니와, 주변의 외부 환경과 집이 가져야 할 외부공간과의 관계 설정도 당시에 만들어졌던 것이다. 외부 환경과 각각의 내부 공간 사이를 중재할 서로 다른 외부 공간을 설정하는 일은 곧 매스의 형식과도 연결되는 것이었다.

목조주택의 작업
김 박사는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였다. 부모님의 불편한 대형 농가주택을 개선하고자, 설계에 대한 요구조건도 부모님에 대한 것이 우선이었던 것 같다. 우선적으로 김 박사는 목조주택을 선호하였고, 이에 나는 친환경소재에 대한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안방, 사랑방 등 중요한 부분은 내부 또는 외부를 황토마감과 닥나무껍질 한지를 이용하여 마감하는 등 화학적 독성이 없는 재료를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사랑채의 긴 면 전체는 지면과 맞닿고 있어 방수가 우려되었기에, 지면과 맞닿는 옹벽 사이에 600㎜ 이상의 통기구를 두게 하여 지중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모든 집안의 덕트가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를 하였다.
내가 없는 현장에서도 건축가로서의 의도대로 마무리가 잘 되었던 것은 김 박사가 소개한 시공자 박종석 소장의 상당한 도움 덕이다. 착공 이후 내가 현장작업을 직접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여 1/50의 모형을 현장에 비치하도록 하였는데, 박종석 소장은 도면과 이 모형 등을 분석하여 전체적인 디자인 의도를 비교적 잘 파악하였다. 시공자로서 여러 불편들이 있을 법도 한데, 아무 탈 없이 건축물을 완공하도록 해준 것에 대해 이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표한다.



도면













* 글 : 이안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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