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M의 실무 도입을 위한 몇 가지 필요 조건들 :: 2009. 2. 19. 20:50


요사이 건설업계, 특히 건축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를 꼽으라면 BIM을 들 수 있겠다.
간단히 말해 BIM은 3차원의 모델링 설계요소에 각각의 속성을 결합시킨 것을 의미하는데, 이를 실무에서 그간 십수년간 단순히(?) 디자인적인 아이디어와 시공방법에 대한 표현을 도면화하기 위해 이용했던 CAD 시스템의 3D 도면작업 또는 3DS MAX등을 이용해 표현해 왔던 조감도 등의 이미지를 간편하고 손쉽게 만들어주는 도구로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게다가 BIM을 곧 Revit이라는 Tool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이다보니 BIM이 국내에 정착되기 까지는 아직도 먼 길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앞 서 말했다시피 BIM은 3D 모델링의 설계요소에 각 요소별 속성을 결합시켜주는 것인데, 반대로 얘기하자면 건축적 요소, 이를테면 치수, 재질, 연관되는 부속, 단가, 공정, 관련 시방정보, 사용연수, 제조사, 제품명, 관련 문서정보 등의 속성이 이미 포함되어 있는 문, 벽체, 커튼월, 지붕, 바닥, 보, 기둥 등과 같은 설계요소를 상호 결합시켜 전체적인 3D 모델링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물론 반대의 작업도 가능하겠지만 실무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아닐까 생각된다.)
현재까지의 도면을 뽑아내기 위한(?) 작업이 아닌 실제 가상의 세계 안에서 건축가와 많은 관계 전문가(엔지니어)들이 협력하여 실제와 같은 건축물을 완성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엔 도면은 건축가가 다음 과정의 엔지니어에게 전달해야 할 최종 결과물이 아닌 BIM 데이터를 활용해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결과물 중 단지 하나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BIM 데이터의 완성을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현재와 같이 도면을 만들어내기 위한 설계업무 프로세스가 엄청난 변화를 겪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는데 사실 그간 BIM이 없이도 도면작업을 나름대로 잘 수행에 왔던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실무에서 BIM의 실무 도입에 '엔지니어가 해야 할 일을 건축가가 왜 해야 하나?', '일이 더 많아지는 것이 아닌가?', '그간 CAD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잘 해왔는데...'와 같은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사실 건축가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는 차치하고서라도 건축가의 영역과 엔지니어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기란 사실 쉽지않은게 사실이다. 건축가도 하다못해 기초적인 공학 소양은 가지고 있어야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축가가 BIM을 이해하고 습득하여 이를 다시 실무에 원활히 적용하는 데는 꽤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기존의 CAD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의 시간보다는 적게 걸리겠지만), 실무 적용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BIM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필요 조건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정부와 민간의 BIM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이 필요하다.
  •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되는 공통된 BIM 작성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민간에서 주도하기는 어려우며, 정부와 학술단체(buildingSMART와 같은) 등이 함께 조속히 그 기준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 BIM으로 어느 정도까지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BIM은 3D 모델링 뿐만이 아닌(이것만으로도 일반적인 PC에서 원활한 작업이 힘들텐데) 각종 수많은 데이터들이 결합되다보니 일반적인 PC에서 건축물에 필요한 100%의 모든 정보를 다 포함하는 BIM을 구현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BIM의 구현목표를 설정해서 데이터의 입력 수준 및 처리 정도를 조정해야 할 것이다.
  • 건축적 요소를 Library화 하여 체계적으로 생산하고 관리해야 한다.
    물론 직접 제작할 수도 있겠으나, 그 보다는 각종 제품의 제조사에서 먼저 제품에 대한 BIM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건축사가 각 건축요소별 BIM 데이터를 개별 또는 중복 제작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라 기존의 CAD 작업에 비해 업무의 강도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각 회사에서 생산 보관하는 BIM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운영 및 활용할 수 있는 별도의 팀이 구성되어 운영된다면 대형 설계회사 내에 존재하는 많은 설계그룹들이 반복 작업을 하는 수고와 시간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BIM을 실무에 도입하기에 아직은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분명한 것은 이제라도 시작해보고자 하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러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