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시공자와의 만남 - 우수한 건축물의 보장 :: 2006. 6. 30. 11:24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하지 않았던가!

불교에서는 만남의 의미를 매우 중요시한다. 삶의 과정에서 만나고 스치는 수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인생의 항로가 달라진다.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가. 물론 좋은 만남이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은 반드시 그렇지가 않다. 법구경(法句經)에서 "사랑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해서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고 했다.

부모, 형제, 친구, 이웃, 선생님, 목사님, 직장동료와 상사, 그리고 우연히 마주치는 모든 이들이 다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건축을 계획하면서 제일 먼저 만날 사람은 시공자이거나 건축사다.

건축사라 해서 다 같은 건축사일 리 없고 시공자라 해서 같은 시공자일 수는 없다.

우수한 건축사, 양심적인 시공자와의 만남은 그것 자체로 이미 절반의 우수한 건축물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사람이 좋은 시공자인가요?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사람을 소개하는 일보다 어려운 일이 없지요


최소한의 기준이라도 있을 텐데요.


우선 주위에서 먼저 건축을 해본 경험자의 조언과 추천을 받는 게 좋습니다. 경험보다 더 큰 스승은 없으니까요.
그 다음엔 잘 건축된 건축물을 찾아보고 누가 시공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공사비를 필요 이상 낮게 하여 유혹하는 시공자는 우선 피해야 합니다. 고기를 잡을 때 미끼를 던지는 것과 같은 이치랍니다. 시공자와 한 번 계약을 맺고 나면 해약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손해보면서 사업 할 사업가는 없다고 봅니다. 그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추가경비를 요구하게 되고 결국에는 공사비관계로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은 시공자가 모든 걸 다 알아서 처리하지 않습니까? 평당 단가계약을 하면 그 범위내에서 건축사도 정하고, 설계에서부터 시공과 준공까지 책임을 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들 알고 있지만 사실은 잘못된 관행입니다.
우선 평당 공사비에 함정이 있습니다.
평당 200만원짜리 건축물과 평당 250만원짜리 건축물의 품질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결국에는 공사비에 맞추어 설계를 한다는 말인데 그렇게 한 설계가 과연 훌륭한 설계가 될 수 있겠습니까?
시공자가 선정한 건축사가 건축주를 위해 설계를 하기보다는 시공자를 위한 설계를 하리란 것은 뻔한 일이지요. 건축주는 한 번의 고객이지만 시공자는 계속적인 고객인데 그들의 의도를 무시하면서까지 설계를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건축사가 다 그런 건 아닙니다.
당장 설계비 부담이 없으니까 번거롭지 않다는 이유로 시공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일괄 계약한 공사비 속에는 설계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럴 바에야 건축주가 직접 건축사를 선정해서 마음에 맞는 설계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
건축물이란 건축주가 생활할 곳이지 시공자가 생활할 곳은 아닙니다.

* 발췌 : 윤혁경의 건축법 해설

[출처 :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